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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ion Note_A Long Alone

유령이 떠난 자리 A Long Alone | 2023 | 7mins 41secs | dir. 여은아 YEO Eun-a


하나의 끝, 또 하나의 시작

미디어가 새해 첫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는 순간, 홀로 세상을 떠난 자는 그가 남긴 모든 흔적과 같이 폐기물이 되어 사라진다. 떠난 이의 빈 집을 정리하는 과정을 담은 여은아 감독의 <유령이 떠난 자리>는 켜켜이 쌓인 짐과 색이 변한 벽지, 여기저기 흩어진 우편물과 메모 등, 시선이 머문 자리에서 한 인생의 희로애락을 보여준다. 운명의 한 가지 결말로써 어쩌면 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예감을 떨칠 수 없다.


청년 고독사에 대한 관심으로 2021년 6월 온라인 리서치를 시작한 감독은 특수청소 현장까지 이르러 2022년 2월 관객을 초대하고 싶은 집을 발견했다. 2022년 4월부터 11월까지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해, 한 장소에 봉인된 1년을 복기하는 과학 실험과 한 인생을 증거 할 자료 수집을 거쳐 개인과 사회, 관계에 관한 사유의 공간을 지었다. 2023년 1월 완성된 작품은 그해 여름부터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이 집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만들어야겠다”


<유령이 떠난 자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고령화 사회가 되고 1인 가구 수가 늘면서 고독사 문제에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었어요. 몇 년 새 고독사를 주제로 한 작품이 많이 제작됐는데, 유튜브에 올라온 특수 청소부 영상 보면서 관심이 생겼어요. 


현장에 한번 가보고 나서 지금 작품의 배경이 된 집을 거의 비슷하게 구현했어요. 처음에는 고독사 소재로 작품을 해야지라고는 생각을 안 했는데, 그 집에 처음 들어가서 본 순간에 바로 결정을 했었어요. ‘나 이 집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라고 확신을 가졌어요. 그러고 나서 제작지원 넣고, 제작지원 기간 동안 작업했어요.


가구나 소품도 거의 그대로 구현을 한 건가요?

거의 그대로 구현되었어요. 처음에는 청년 고독사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사실 쓰레기집 이런 데서 보여줄 만한 물건이 거의 없어요. 청년들은 자취를 하면서 대부분 일회용품이랑 공부한 흔적 정도.


근데 그 집에는 물건이 정말 많이 남아 있었던 거예요. 20년도 훨씬 넘게 그 집에 사셨던 것 같아요. 밥솥 이런 게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내가 고독사를 만약에 (작업으로) 한다면, 이거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관계를 보여줄 수 있는 물건들이 많이 남아 있는 집을 선택하는 게 맞다. 그러고 나서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비슷한 물건들을 찾았어요. 유족분이 그 집을 배경으로 작품을 해도 된다고 하셨지만, 사진을 쓰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특수청소 업체분이랑 몇 군데쯤 가보셨어요?

청소가 하루 만에 다 되는 게 아니고 며칠에 걸쳐서 작업을 해야 되는 것도 있어서 한 집은 물건이 거의 나간 상태에서 마무리 작업을 하러 갔고 한 집은 두 번 갔어요. 그 집은 남양주에 있었고 서울에도 한 번 갔었어요. 다 같이 차를 타고 밥도 같이 먹고요.


저랑 같이 일을 나갔던 분은 팀장님이랑 주말에 부업으로 하시는 초등학교 교사셨어요. 그분도 이 일이 처음이었는데, 교사가 미래가 없는 일 같아서 진로를 어떻게 해야 될지 생각하고 있다고 하셨어요. 지금은 완전히 특수청소 쪽으로 유명한 청년 사업가가 되셨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게 “이거 나눠드릴까요?”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팥이랑 소금을 꺼내시는 거예요. 그런 거를 무서워하는 분이셨는데 신기하더라고요.


업체는 검색해서 연락하셨던 거예요?

지도 앱을 켜서 가까운 데가 있나 보고 전화해서 “혹시 잠깐 알바를 형식으로 할 수 있을까요? 근데 제가 애니메이션 하는 사람이라서 중간에 사진도 찍고 싶다. 페이는 안 주셔도 된다. 일은 열심히 하겠다” 연락을 드렸죠. 대표님이 “인터뷰가 아니라 일을 하러 오신다고요?” 그러시면서 좋게 봐주셨어요. 원래 인터뷰하러 온다고 해서 방해만 되고 사진 찍고 가는 사람들 많은데, 만나서 얘기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제가 갔을 때 잠깐 오셨어요. 


일은 잘하시는 편이에요?

되게 저를 탐내시더라고요. (웃음) 힘이 좀 세거든요. 



알바와 리서치의 기간은 어느 정도였어요?

리서치는 많이 했는데, 그 일은 딱 이틀이었어요. 하루에 두 군데 간 날은 새벽 1시쯤 집에 왔던 것 같아요.


크레디트에 공공누리 자료를 썼다고 돼 있었어요. 익명의 사람들 사진을 모은 건가요?

주로 저희 가족사진과 친구들 사진이 사용됐는데, 구할 수 없는 사진은 공공누리 자료를 일부 사용했어요. 고독사한 인물은 저희 아버지 사진이 사용되었고요. 최대한 자료를 모으고 사진 속 얼굴들은 조금씩 합성을 해서 새로운 인물로 만들어서 썼어요.


집은 어떻게 재구성하신 거예요?

스케치업이라고 건축하는 3D 프로그램으로 대략적인 배치를 해놓고 다른 앵글로 보면서 애니메틱을 만든 다음에 그 위에다 사진들을 올렸어요.


한 장면에 몇 개의 레이어가 올라가요?

호원: 배경, 벽지부터 해가지고 창 들어가고 오브제들 하나하나 들어갈 테고

100개는 넘을 것 같아요.


호원: 이번 작업 같은 경우는 드로잉 작업이 아니라 새롭게 컴포지팅을 하는 작업이니까 기술적인 테크닉적인 면도 그렇고 작업하는 강도나 시간이 다른 템포였을 것 같은데…

작업 시간은 굉장히 적었다.


더 빠르게 할 수 있었다.

네.


호원: 컴퓨터의 힘


작업을 할 때마다 스타일이나 기법이나 소프트웨어가 바뀌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딱 세 가지 프로그램만 주로 썼어요. 포토샵, 프리미어, 애프터이펙트.


TVP와 3D 맥스도 해보셨고요.

스케치업은 <고치>할 때도 썼고요. <장미여관> 할 때 썼고 <심야 상영관>은 스케치업을 아예 찍어서 배경으로 넣은 것도 있고. 항상 그냥 썼던 방식을 쓰되 좀 다르게 표현하는 것 같아요. 손에 익었으니까 더 빨리하는 것도 있고. 차기작은 새로운 프로그램이 주 프로 그램으로 사용될 예정이에요.


이 작품에서 이 기법으로 해야겠다는 거는 언제부터 정하신 거예요?

제가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이 아니에요. 이 공간, 아파트가 있는데 제가 어떤 크기로 그려야 되는지 비율을 모르더라고요. <고치>도 투시나 비율을 맞추기 위해 아주 간단하게 썼었어요. <장미여관> 때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같이 작업을 하는데, 배경을 누구는 20평으로 보고 누구는 5평으로 보고 배경 콘셉트 한번 보고 느끼는 공간감이 전부 다 다르니까 스케치업을 또 쓰게 된 거죠. <심야상영관>은 그냥 빠르고 편한 방법이니까 썼었고 지금도 쓰고 있는데요. 지금은 <고치> 때처럼 공간의 너비랑 다양한 앵글을 참고하기 위한 용도 정도로 만들어서 쓰고 있어요.


호원: 포토콜라주 기법은 어느 지점에서 결정을 한 거예요? 처음부터 그렇게 찍어야지 했었나요? 아니면 드로잉이라든가 다른 식으로 생각을 했다가 바뀐 건가요?

처음에 그걸 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거의 2~3일 만에 이렇게 결론이 났어요.


아트워크를 만들어 봤어요?

생각해 보니까 그런 것 같다고 결론이 났었어요. 그때까지 제가 3D로 만들고 있었던 방이 하나 있었어요. 원래는 청년 고독사를 소재로 드로잉으로 할 생각으로 만들었었는데, 안 쓰게 됐죠.


리서치를 다녀오고 나서 바뀐 거네요.


호원: 현장에 갔다 오니까 굳이 청년으로 한정 지을 필요가 없었던 건가요?

네, 그리고 제가 그림을 그리다 보니까 작업 시간이 너무너무 길어질 것 같았어요. 연필 세밀화를 하는데 이거는 안 되겠다. 



“온 집안이 노랗게 물들어 있었어요.”


플라스틱 용기라든지 집안 소품들은 사진 촬영을 한 소스를 쓴 건가요?

밥솥은 저희 집 앞에 누가 버린 거를 주워다가 찍었어요. 벽지는 깨끗한 이미지를 받아서 그 위에다 포토샵으로 때 묻은 걸 그리도 하고 텍스처를 받아서 입히기도 했어요. 그분이 수십 년 담배를 피우셨나 봐요. 온 집안이 노랗게 물들어 있었어요. 


유치원에서 만들어 준 것 같은 시계가 너무 현실적이에요.

그 시계가 저희 집에 원래 있었거든요. 그래서 있는지 물어봤는데 버렸다는 거예요. 비슷한 민자 시계를 당근에서 찾아서 제 동생 사진을 합성을 하고 문구는 포토샵에서 쳐서 넣었어요.


유리창에 붙어 있는 스티커는요?

셔터스톡 같은 이미지 사이트에서 받은 것도 썼었거든요.


보기가 좀 괴로워지는 부분이 참치 캔이 썩어가는 장면입니다.

저희 집에서 참치캔을 한 일주일간 썩혀요.


호원: 상온에서?

네, 그때 여름이었거든요. 들끓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카메라 인터벌 해놓고


벌레 생기고 처리는

베란다를 비닐로 다 싸고 설치를 했어요. 딱 필요한 만큼 찍고 다 싸서 버렸죠. 그러고 나서 저희가 이사를  왔는데 짐에서 죽어있는 구더기들이 발견되는 거예요. 찍을 때도 악취 때문에 베란다 문을 한 번 열지를 못하니까 혼났죠.


한 캔 실험하는데도 냄새가 그렇게 많이 나나요?

엄청 많이 나요. 전에 살던 집은 앞이 논밭이어서 가능했는데, 지금 아파트 같은 데서는 못할 것 같아요. 이불 위 고독사 흔적도 옥상에 올라가서 피를 만들어서 당근에서 받아온 이불에 그린 걸 촬영했었어요. 자고 일어나서 이불을 치우려 했는데 그날 밤에 폭우가 내린 거예요. 현관문을 열고 나오는데 피가 옥 상에서부터 타고 내려와서 진짜 살인 난 것처럼 돼 있는 거예요. 거기를 다 청소했죠. 누가 신고 안 당 한 게 다행이다.



왜 이렇게 사실적인 이미지로 작업해야 했나요?

저는 입버릇처럼 공간을 보여줄 때 그 공기가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작업을 맡길 때도 그런 얘기를 항상 해요. 진짜 내가 했던 경험을 공유하려면 그 안에 들어가서 둘러봐야 하는 거예요. 그림으로는 전달이 안 될 것 같아서 무조건 사실적인 표현으로 가야 된다.


사실적인 표현 안에서 스톱모션도 생각을 했었어요. 일본의 고독사 현장을 스톱모션을 만드는 분 자료도  참고를 많이 했었거든요. 근데 스톱모션은 아무래도 인형의 집 이런 느낌이 날 것 같고 실사로 1년의 기간을 촬영하기는 불가능할 것 같고 또 너무 3D 느낌은 싫어하거든요. 절충을 하다 보니까 이런 방식이 되었어요.


호원: 작품 봤을 때 많은 사람들이 실제 장소 로케이션이다. 아니 연극이나 영화처럼 스튜디오 안에서 세트 만들어놨을 거다. 세 번째는 미니어처다. 네 번째는 3D로 만들었을 거다 추리했는데, 다 틀린 거죠.

저는 되게 티가 많이 난다고 생각했어요.


바깥의 이미지는 티가 나지만 인테리어는 사실적으로 구현이 됐어요. 줄 지은 소주병 겹겹이 쌓인 플라스틱 용기들은 생각만으로는 나올 수 없는 이미지예요.


호원: 유치원 시계랑 벽에 아이들 보는 글자 포스터는 애를 키워본 사람이 보게 되는 아이템들인데, 감독이 세트 안에 붙여놓지 않았을 거고 실제 로케이션 현장에 있었나 헷갈렸어요.

남편의 친할머니가 사셨던 집에 그런 흔적이 남아있었어요. 2-30년 전에 벽에 애들 키 기록한 그런 것들. 실제 현장에는 없었지만 추가된 건데, 그렇게 추가된 것도 꽤 있어요.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 순간 이 집안에서는 시간이 멈췄다.”


인물의 전사도 상상을 하셨을 것 같은데, 작품에서 추측할 수 있는 건 한 4~50대 정도 되는 결혼하고 자식도 있는데, 부인이 아기와 나가고 혼자 살던 남자 같아요. 본인이 아픈 건지 아니면 가족 중 누가 아팠던 건지 어쨌든 병원비 때문에 일이 어긋나고 가정도 파탄 났다는 느낌이었거든요.

이력서도 필요하니까 다 정리가 되어 있어요. 결혼도 하고 아들을 하나 낳아서 살다가 건강이 악화되면서 일을 하지 못하게 되고 한쪽 다리가 불편하다고 설정을 했었는데 택시 일을 시작하고 아내랑 아들은 집을 나가게 된 거죠.  


고독사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 보는 주제이지만 그 시점을 신년으로 한 이유가 있나요?

2023년에 보여주게 될 테니까 2022년 달력으로 해야 된다는 고민도 했었어요. 근데 만들 당시의 배경도 넣고 싶었어요. 코로나 바이러스 때 사람들의 교류가 더 적어지면서 고독사 문제도 그 배경으로 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새해를 의도적으로 넣은 건 ‘새해 첫아기’ 그러니까 새로운 시작과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 순간 이 집안에서는 시간이 멈췄다. 이렇게 완전한 대비를 주고 싶었어요.


호원: 첫 장면에서 전기밥솥 ‘치익' 올라오는 게 저한테는 되게 컸어요. 작품 전체 보면서 이 올라오는 김이 그 뒤에 부분과 대비가 되는 유일하게 그 공간에서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설정이 좋았어요.

저는 작업하면서 구멍이 생기는 걸 안 좋아하거든요. 의문이 생기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까지 발견이 안 되기 위해서는 배경이 겨울일 수밖에 없었어요. 고독사했는데 몇 년 후에 발견될 경우는 몇 가지 조건들이 있단 말이에요. 창문은 어느 정도여야 되고. 모든 것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퍼즐 맞췄어요. 


저는 작품을 보기 전에 고독사라는 걸 밝히고 싶지 않았어요. 이불 위에 자국이 생기기 전까지는 몰랐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사람이 사는 흔적을 보여주고 싶었고 밥솥 증기 그리고 TV가 틀어져 있고 담배 연기가 나고.


2020년 12월에서 2022년 새해까지 1년 정도 발견되지 않았다.


호원: 만드는 입장에서 정서적으로 작품과 어떤 거리를 유지를 하느냐가 어려운 일이었을 것 같아요. 이 사건에 내가 얼마큼 심리적으로 개입을 하고 거리를 유지를 할 건지.

제가 항상 작품을 할 때 나는 이거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한다 얘기하는 거를 최대한 아끼는 사람이에요. 저는 사실만을 보여준 다음에 어떻게 느낄지는 알아서 맡기는 걸로.


무거운 작품이면 작업하는 나도 마음이 무거워지나요?

작업할 때는 솔직히 좀 정신이 없었죠. 메인 작업이 2022년 4월부터 시작해서 11월에 끝났거든요. 근데 제가 오래 기르던 고양이가 3월에 구강암에 걸렸는데 10월에 죽었어요. 이 작업을 하는 내내 옆에 있으면서 스스로 먹지 못하니까 밥을 먹이고 피를 계속 흘리니까 중간중간 지혈을 해주고.. 


저는 처음에 자료 조사한 거 이외에는 거의 집에만 있으면서 정신없이 작업을 했어요. 고독사 같은 경우는 대부분은 작업을 하면서 되게 힘들었을 거다. 안타까운 이야기를 가지고 작업을 하니까. 근데 제가 현장 일을 하면서도 느낀 거고 그 일을 하는 분들은 전혀 그런 감정을 느끼시질 않아요. 저는 유튜브에서 쌀 같은 거 떠놓고 간단하게 제사를 지내고 나서 청소를 하는 거를 보고 가서 그런 것도 여쭤봤거든요. 근데 그분이 딱 한 마디 하셨어요. 그 사람 쇼하는 거라고 정신없이 죽겠는데.


호원: 이미 현장에 갔을 때는 시신은 없는 상태에서 그냥 물건을 치우는 거죠.

시신은 없어요. 시신은 발견되자마자 구조대원들이 치우시는데, 발견이 늦게 되면 부패가 진행이 돼서 이불에 흔적이 남아 있어요. 제가 봤던 현장도 베개에 머리카락은 그대로 있었어요. 


거기 있는 사람들은 그게 맨날맨날 하는 일이고 육체적으로도 너무 힘들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그런 감정을 느낄 새도 없어요. 떨어져서 봤을 때는 다들 안타깝다고 느끼게 마련인데 가니까 이 안에서는 또 다르게  느끼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제 감정 배제하고 딱 그 집만을 더 보여주고 싶었죠.


<유령이 떠난 자리>뿐만 아니라 다른 작업을 할 때도 작품의 정서에 함몰되는 경우는 없나요? 작업의 노동 강도에 대한 어려움도 안 느끼는 편인가요?

그런 거는 생각을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그냥 한다.

그렇죠. 가능한 범위에서 뽑을 수 있을 만큼 뽑는


그때의 현장에 다 함께 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배급사 베리랑은 언제 배급을 하기 시작한 거예요?

<유령이 떠난 자리>만 베리에서 배급을 했어요. <고치>와 <장미여관>은 KAFA에서 배급했었고요. 제가 작 품을 만드는 데만 흥미가 있고 이거를 잘 포장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쪽에 많이 약해요. 셀프로 배 급을 하시는 감독님들이 많잖아요. 김승희 감독님이 이런 데가 있는데 여기에 한번 맡겨봐라 추천을 해주셨는데, 베리 분들이 예전에 영화제에서 뵀었던 분들이더라고요. 배급 엄청 신경 써서 정말 잘해주세요. 추천합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2023.7.4-7.14)에서 상영할 때 관객들이랑 보셨나요?

첫 상영이 토요일 저녁에 GV까지 있어서 당연히 참석했어요. 그때 제가 티켓팅을 실패했었는데... 초대권 은 스텝분들에게 드리고. 못 볼 뻔했는데 다행히도 어찌저찌 들어갔었어요.


관객과 함께 본 감상은 어땠나요?

마치 그때의 현장에 다 함께 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그때 관객석도 완전히 꽉 차 있었는데.. 이 작품은 특히 많은 분들이 봐주셔야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진정으로 작품을 완성했다고 느꼈어요.

 

인터뷰 2024년 1월 10일 @ 방배동 / 서면 인터뷰  2024년 1월 28-30일 

진행: 이경화, 나호원 / 정리: 이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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