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 CatClaw
2022년 9월 인터뷰는 냥냥단의 결성과 <<세계의 희귀 동물들>>과 <육식콩나물>의 탄생 배경을 파헤치고 <<22세기 인간>>과 <스위밍> 제작 과정을 슬쩍 봤다. 2023년 9월 13일 싸이파이안페스타에서 첫 상영한 <스위밍>은 한국SF 부문 대상을 받았다. 다음 날 개막한 서울인디애니페스트에서는 <스위밍>과 더불어 근미래 인류의 삶을 상상한 웹 시리즈 <<22세기 인간>>을 공개했다. <스위밍>도 <<22세기 인간>>에서 나왔지만, 그 자체로 무궁무궁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거대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독특한 이야기의 씨앗을 팝콘처럼 키워내는 서새롬, 배이삭 콤비는 긴 호흡으로 관객의 가슴을 공략할 발톱을 다듬고 있다. 팀 캣클로, 목표는 세계다.
스위밍
싸이파이안 대상 축하드립니다.
새롬: (책장 위의 상패를 가리키며) 저기 영광스러운 모노리스입니다. (웃음)
상영은 가서 보셨나요?
새롬: 스위밍 첫 상영이었거든요.
이삭: 상영하는데, 컬러가 살짝 바래져서
새롬: 우리 파일이 잘못된 건가 싶어서 인디애니페스트도 걱정을 하고 있었거든요. DCP 문제가 아니라 상영관마다 프로젝터의 색 영역 값이 다르대요. 거기가 영화 위주다 보니 애니메이션 작품이 많지는 않아서 더 차이가 났던 것 같아요.
관객을 만나보니 어땠습니까?
이삭: 솔직하게, 솔직! 솔직! (웃음)
새롬: 재작년에 <육식콩나물> 했을 때는 재미있고 멋있는 작품 사이에 낀 데다가 러닝 타임도 짧아서 그냥 훅 지나갔어요. 관심 가져주시는 분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다음에는 관객과의 소통이 되는 무언가를 만들어보자 했던 적이 있어요. <스위밍>도 그 부분을 고심했거든요. 이번에는 물어봐 주시고 하는 반응이 있었어요. 그래도 우리가 던진 무언가가 받아들여진 부분들이 있구나. 조금은 성장하지 않았나 (웃음)
이삭: 지난번에는 둘이 돌아갈 때 이렇게 손을 꼭 잡고 갔어요. 진 건 아닌데 뭔가 쭈그러드는 느낌으로 돌아갔어요. 다시 더 잘해보자, 계속해보자 이런 식이었는데, 이번에는 물어봐 주시는 분들이 있었고 끝나고 나서 “<육식콩나물> 때도 잘 봤다” 오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어, 봐주시는 분이 그래도 계셨구나.” 혼자는 아닌 것 같다는 느낌.
새롬: 은연중에 보시는 분이 있긴 있구나.
이삭: 훈훈했습니다.
<스위밍>도 <<22세기 인간>> 웹 시리즈 기획하면서 나온 아이템 하나를 뺀 거잖아요.
새롬: 키워드는 미래고 그 100년 뒤는 어떻게 될까? 그 세계관 속에서 나왔어요.
<스위밍>을 시리즈로 만든다면 어떤 이야기를 펼쳐 나가게 될까요?
새롬: 주인공 시점과 정서가 확연히 드러나야 드라마가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누구를 주인공으로 할 건지를 생각을 해봤어요. 블랙다이버 시점이나 나빌 시점으로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데, 양쪽으로 보여주는 걸 생각을 했어요. 다른 사람의 의식에 들어갈 때마다 그 안에 드라마가 있잖아요. 우영우가 한 사건 재판을 맡는 것처럼 의뢰가 들어온 블랙다이버에게 그 사람의 뇌에 보여주는 꿈, 무의식 속에 이뤄지는 드라마가 한 편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어요. 전체적인 방향은 있지만 한 편 한 편은 다른 사람의 무의식을 탐험하면서 왜 그런 식으로 생겨났고 현실과는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는 에피소드로 구상을 했죠.
거악과 대결이 아니고 각각의 사람들 이야기가 되겠네요.
새롬: 전체를 아우르는 무언가는 항상 존재는 한다라는 전제 하에.
무의식 SNS 사장
새롬: 네, 보스 같은 존재는 있어야 되니까.
나빌은 실연한 남자였고, 취준생, 부모와 갈등하는 사람 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 같아요.
새롬: 현실에서는 우리가 그냥 보는 세계인데, 무의식으로는 어떻게 해석될지 모르잖아요. 그거를 흥미 포인트로 보여주면 좋겠다. 아기 엄마의 방처럼 내 사랑하는 아기이지만 육아 스트레스에 뭐든지 다 불 질러버리고 싶은 욕망이 가득 찰 것 같단 말이에요.
이삭: 무의식 옴니버스 형식으로 한 편당 무의식의 방 하나로서 새로운 세계, 알 수 없는 것들을 탐험하는 거라고 상상을 했어요.
심리 분석 같은 느낌이겠네요.
새롬: 청소년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과 SNS와의 상관관계가 있는데, CEO한테 보고서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무시를 했다는 정황이 내부 폭로자에 의해서 나온 적이 있었어요. 우리는 이미지를 소비하지만 우리 의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위험도를 상상할 수가 없잖아요. 그게 저희가 <스위밍>을 만든 계기였어요. 그리고『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제 인생의 책을 만나게 돼요. 사람들이 운다고 해서 슬픈 것도 아니고 웃는다고 해서 기쁜 게 아닌 거예요. 그리고 나라마다의 문화적 맥락이 다르더라고요. 어떤 나라는 슬픔에 대한 언어가 있으면 어떤 나라는 그런 글자가 없어요. 그러면 그거에 대한 감정을 못 느끼는 거예요. 언어와 감정이 매칭이 되면서 사람들한테 습득이 된다라는 거, 언어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비언어적인 게 거의 90%인 세상이잖아요. 얼마나 판단할 때 오류가 많은지에 대해서. 그런 심리적인 것과 감정적인 것이 우리 생각과 로직이 다른데 그냥 받아들이면 안 되겠다. 슬픈 스토리 라인을 본다고 해서 내가 슬픈 게 아닐 수도 있겠다. 내 생각이 내 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감정이 내 감정이 아닐 수도 있다에 꽂히게 된 이유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파악하고 싶어서일까요 아니면 세상 사람들이 감정에 휘둘릴 필요 없다는 위안을 전하고 싶어서 일까요?
새롬: 두 가지 다인 것 같아요. 저는 정말 흔들리기 쉬운 사람이고 집중하기 어려운 지극히 현대인이거든요. 그리고 나의 취향이 뭐다라는 거에 의심이 들더라고요. 이미지를 봐도 영향을 너무 많이 받으니까 예쁜 거 나도 사고 싶다 하는데, 안 봤으면 모를 감정인데 보고 느끼는 거잖아요. 근데 저뿐만 아닐 것 같거든요. 그래서 <스위밍>으로 다른 사람들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무의식의 세계나 미래가 어떤 모습일 거라 생각했나요?
새롬: 100년 뒤 미래는 가깝지도 않지만 그렇게 멀지도 않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위험하다고 하는 기후 변화, 환경 문제가 제일 크다고 생각을 했죠. 환경에 따라서 모든 게 달라지니까. 그리고 출산율이나 인구의 변화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점점 지구는 뜨거워지고 지구 인구는 30~40년 뒤에 정점을 찍었다가 내려가는데, 많은 나라들은 출산율 감소를 걱정을 하지만 근미래 상에서는 아프리카 지역과 서남아시아 지역의 출산율이 높아지거든요. 메나(Middle East North Africa) 지역 하면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이 있어요. 거기는 인구가 는대. 그들은 이미 사막 환경에서 사는 분들이잖아요. 역사적으로 건조하고 척박한 환경을 아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주류 인종이 된다는 셋업을 두고 세계관을 만들어봤어요. <스위밍> 첫 장면에 온도가 51도에서 52도로 변하면서 시작이 되거든요. 그리고 그림에서 상상을 많이 해줬어요. 이 세팅 아래에 아트는 이런 거다.
이삭: 캐릭터 고를 때 아프리카 쪽, 아랍색들이 많고 동아시아랑 백인들 비율을 좀 줄이고.
주인공의 피부는 핑크색인데, 어느 인종인지 말할 수 없어요.
이삭: 현실 색깔을 쓰는 게 아니고 한 번 해석을 했어요. 색깔 쓰는 건 밝았으면 좋겠다. 미래가 아무리 시궁창이더라도 살아남은 사람들의 세계가 포스트 아포칼립스처럼 보이지 않고 화사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즐거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색깔을 생각해서 핑크색 피부도 나왔었고요.
새롬: 사막
이삭: 도시는 제가 고집을 부렸어요. 아랍 쪽에서 출발을 했길래 노란 칼라와 사막을 많이 썼으면 좋겠다. 이곳이 50도라고 했으니까 사람들이 보호받을 수 있게 유리 돔 안 건물에서 생활하고 밖으로 나가려면 길쭉한 유리관으로만 차량들이 움직인다. 밤 지구 컷 나올 때 보면은 도시 빛이 보이거든요. 의도적으로 도시를 줄였어요. 인구가 한 번 확 준 거예요. 영화 <돈 룩 업> 영향을 받았던 것 같아요. 이미 올 것은 왔고 사람들은 확 줄었다. 그 사람들이 어떻게든 즐겁게 살고 있는 미래다.
새롬: 미래는 무조건 도시 중심으로 살아남을 거예요. 몇 안 되는 도시와 해수면이 상승해서 육지를 먹은 지구거든요.
이삭: 맵을 바꿔놨어요. 그런 것이 이야기를 위한 바닥에 깔려있는 배경이죠.
주인공이 사는 철제 우체통같이 생긴 건물 뒤의 동산들이 사막이 아니고 돔이군요.
이삭: 지금의 도시들인데, 아주 밀집돼서 있는 곳에만 뭉쳐서 살고 나가면 사막.
새롬: 사막이거나 물이거나
이삭: 한반도랑 중국은 제가 덮어놨을 거예요.
새롬: 몇십 년 뒤에 해수면 상승 보여주는 시뮬레이터 있거든요. 언제 어디부터 잠기는지.
그러면 100년 후를 기준으로 잡은 거예요?
이삭: 100년이 아니라 몇 백 년 후에도 한반도가 남아 있더라고요. 이러면 사람들이 눈치 못 채겠다 싶어서 일부러 더 했어요.
무의식의 세계는 물속으로 표현했어요.
새롬: 무의식이라는 걸 저는 물속 세상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첨벙 빠져서 내 몸이 자유로워지는 느낌을 받으면 얼마나 황홀할까. 이건 앱이니까 사람들한테 경험을 줘야 되잖아요. 그거 플러스 누군가의 방을 수중동굴처럼 구경하면 얼마나 재밌을까 생각했어요.
방 안에 실제 풀이 있어요. 캐릭터가 본 VR 화면인 건가요?
새롬: VR 장비를 끼지 않은 상태에서도 보여요. 나빌은 이게 첫 다이빙이라고 얘기 하지만 사실은 첫 다이빙이 아닐 수가 있거든요. 현실과 무의식 소셜 VR의 경험 사이 경계가 사라지는 거죠.
이삭: 저는 현실 기반이어가지고 당연히 끼고 뭔가에 접속한다. 들어가서 누워 있거나 그런 도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새롬이 그냥 웅덩이에 뛰어들게 해보자고 제안하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잘 된 것 같아요. 단편에서 할 수 있는 자유라고 해야 될까요? 당위성 말고 조금 느슨하게 해보는 거.
새롬: 저희가 스쿠버 다이빙 경험이 있어요. 물속에 들어갔을 때 느낌은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스위밍> 만들 때 진짜 이런 앱이 생기면 좋겠다. 이 경험을 다른 사람도 해봤으면 좋겠다. 내가 직접 물에 뛰어들지 않더라도 물속을 한번 느껴봤으면 좋겠다. 그런 욕망도 넣었어요.
물속 체험의 매력이 뭔가요?
새롬: 중력에 좌지우지 않는다는 점이 아주 다른 차원인 거죠. 우리는 어디에 붙어서 가야 되잖아요.
근데 거기는 밀어내요. 계속 올라가게 하니까 내려가는 연습을 하거든요. 달에 가면 지구 중력의 6분의 1인가 그래서 날듯이 걷잖아요. 꿈속에서나 상상했던 거를 물속에서 대리 체험 할 수 있는 거예요.
이삭: 하늘 나는 거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인간은 지상에서 살 수밖에 없는데, 내 뜻대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공간의 틈 사이사이를 유영할 수 있다는 게.
새롬: 물 속에서는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VR은 코로 숨 쉬면서 그런 경험을 편하게 해줄 수 있다는 거죠. 하늘은 나는 꿈꿔보신 적 있으세요? 저는 꿈속에서 내가 난다 할 때 날 수 있었어요. 근데 현실은 안 되잖아요. 무의식 세계에서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좀 더 판타지적으로 생각을 한 거예요. 들어가서 보고 하는 경험들이 매력적이어야 사람들이 접속을 할 테니까.
여러 사람이 모이는 무의식의 SNS 입구가 있어요.
새롬: 대합실처럼 생각을 했어요.
이삭: 진짜 바다 동굴처럼 생각을 한 거예요. 좁은 통로들이라든가 으슥한 곳도 있고 되게 커다란 곳에 엄청 인기 많은 거대한 방들도 있고 정말 후미진 곳에 누구도 못 찾을 것 같은 구석진 방들도 있고.
새롬: SNS를 하는 이유가 뭔가를 보여주기 위한 욕망인 거잖아요. 내 거를 보여준다고 했을 때는 온으로 하면 렘수면 상태에 들어가서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모드를 바꾸면 녹화된다고 생각했어요. 거대한 서버를 관리하는 사람이 녹화된 무의식을 웹으로 보여주는 거라고요. 사람들은 실시간이다 생각하고 보지만 딜레이는 있고, 그 사람의 의식을 뭉쳐서 옮겨놓은 장소라고 생각했었어요.
미래의 지배자는 기업가가 되었어요.
새롬: 미래에는 플랫폼 기업들만 살아남을 거다 얘기를 하는데, 제가 핸드폰 가까이에서 ‘키위, 키위' 그러면 유튜브에 키위 영상이 추천으로 올라오고, 이미 여러 기업이 우리의 무의식을 수집하는 세상이 된 것 같아요. 미래는 더더욱 그렇겠죠. 그리고 사람들은 현실보다는 더 비현실에 의존할 것 같아요. 스티븐 스필버그의 <레디 플레이어 원>(2018)처럼 게임의 세계로 갈 건데, <스위밍> 세계에서도 사람들이 눈을 감고 모든 게 자유로운 세상에서 머물고 싶지 않을까. 그러면 당연히 그 체계를 세운 사람이 왕이 되겠죠.
나빌은 무슨 일을 하면서 살까요? 할머니한테 물려받은 코인인가요?
새롬: 글쎄요 나빌은 뭘로 먹고살까? 우선은 조상님의 도지 코인으로 살았겠죠. 그 뒤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나빌 말고 다른 사람들은 뭘 하고 살까요?
새롬: 어항에서 물고기가 살게 하려면 주인이 먹이를 줘야 되는 것처럼 그 CEO가 이용자에게 돌아오는 크레디트가 있는 생태계를 만들지 않을까라는 상상은 해요.
이삭: 저는 AI 생각을 했었는데, 사장 옆에 비서 있잖아요. 정말 소수의 사람이 큰 기업을 유지하면서 AI 비서들이 일을 다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니까 부도 독점돼 있고 AI 기계들이 많은 일을 해주고 있을 텐데, 나머지 사람들은 좁은 공간에서 최소한의 것들로 자급자족하면서 생존 싸움을 하는 상상을 했어요.
새롬: 유럽 보니까 농업은 거의 자동화를 하더라고요. 그러면 인간은 어디에 필요하냐 했더니 관리자예요.
미래의 인간은 로봇들을 관리하는 형태로 남지 않을까요?
보통 사람들은 무의식 콘텐츠 제공자로서
새롬: 크레디트 얻을 수 있겠네요.
인간이 지루하면 또 못 살잖아요.
새롬: 지금 SNS 생태계랑 비슷하게 생각은 했어요. 인기도에 따라 방이 커지고 인기도에 따라서 광고 수익이 들어온다고 상상할 수 있겠어요.
돔 형태니까 나갔을 때 숨 쉬는 걸 걱정할 필요는 없겠네요.
이삭: 못 나가요. 뜨거워서.
마지막 장면에 돔인데 비가 내려서 가상 날씨 설정인가 했어요.
이삭: 설정 미스예요. 다시 돌아간다면 두 번 다시 이런 실수는 안 하겠다 그랬었어요. 이제 이건 핑계가 될 수도 있는데, 비 오면 한정으로 열린다고.
사막에는 비가 잘 안 오니까
이삭: 잠깐 사우디 갔을 때 거기서는 비 내리는 날을 정말 꼽을 수 있더라구요. 비가 오면 축제 분위기가 생기는 곳들이 있대요. 여기도 딱 그 순간만 열 수 있다. 축제할 때 보면 사람들이 들썩들썩하고 있거든요. 근데 기본적인 상태는 닫혀서 보호받아야 된다.
지난번에 아랍어권 표준어 성우를 찾는다고 하셨죠.
새롬: <육식콩나물> 때 알게 된 누하라는 아랍 친구가 있어요. 예멘 국적이지만 사우디에서 나고 자랐고 한국에서 7년째 살고 있어요. 레드시영화제 가기 전에 아랍어 공부하려다 알게 됐는데, 계속 연이 돼서 우리가 미래의 셋업을 이렇게 했는데, 말도 아랍어로 했으면 좋겠다. 아랍어권은 규모가 크니까 지역마다 사투리가 심해요. 모로코도 이집트도 사우디도 아랍어권인데, 이집트는 아랍어 쓰기 전에도 이집트였어요. 모로코도 거기 있었고 그러니까 그들만의 아랍어들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뉴스에서 하는 공용어처럼 표준 아랍어가 있다고 알게 되었어요. 누하가 울산에서 아랍어 교사를 하고 있는 모로코 분인 카우타르씨가 표준 아랍어를 유창하게 하신다고 해서 섭외했어요.
이삭: 저희는 아랍 사람들을 모르잖아요. 저희는 되게 마음에 들어 했던 목소리를 내신 분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아랍 사람들이 좋아할 목소리는 다르다고.
새롬: 아랍 사람들이 선호하는 목소리 톤이 우리 생각과 다르더라고요.
이삭: 그런 것까지 감안해서 나빌 성우 분을 선택했어요.
다른 성우 분은 원래 알던 친구인가요?
새롬: 블랙다이버 목소리를 해주신 분도 그분도 누하를 통해서 알게 됐어요. 그분은 목소리도 되게 굵고 멋진데, 성우 활동을 좀 하셨어요. 사우디 분이고 마침 한국에서 일을 하고 계셔서 연결이 됐죠.
디렉션은 영어로 줘요?
새롬: 두 분 다 한국말이 아주 유창합니다. ‘역시 작업은 함께 하는 거다’라는 걸 느꼈습니다. (웃음)
처음에 <스위밍> 릴을 만들 때 한국어로 내레이션을 깔았어요. 근데 아랍어랑 길이 차이가 너무 나는 거예요. 누하가 거의 3일을 저희 집에 있었어요. 번역 초안을 가져왔는데, 저희가 생각하는 타이밍이 말이랑 안 맞으니까 “더 짧게 안 돼?” “아랍어로는 왜 이렇게 길지?” 외국어 번역이랑 맞추기 어렵다는 것도 많이 느꼈었어요. 그리고 저희는 성적인 조크를 넣고 싶었는데, 아랍 문화에서 그건 절대 안 된다 해서 딱 그 부분만 고쳤어요.
영상을 바꾼 건 아니고
새롬: 단어 한 개만 바꾼거예요. 그래서 아랍어권 버전은 영어 자막도 달라요.
아랍어권 첫 상영이 기대되네요.
이삭/새롬: 인샬라 (웃음)
22세기 인간
<<22세기 인간>>으로 만들어놓은 에피소드가 말고도 구상한 게 있었나요.
새롬: 아이템은 있었어요. 미래의 계급 사회라는 것도 있었고 아파트의 미래도 있었고
이삭: 떡볶이의 미래.
‘장기 DIY’, ‘야광개', ‘퍼퓸 피싱’, ‘선택 대리자’가 다 쓸쓸해요.
새롬: 네 편은 좀 씁쓸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많이 만들어서 한꺼번에 풀자였으니까 에피소드가 이런 분위기만 있으면 안 된다. 다른 것도 있어야 된다 하는 얘기는 나눴었어요.
이삭: 저는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좋아해서 평행우주처럼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꼭 다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귀여운 캐릭터들이지만 진짜 시궁창인 상태에서 생존 게임을 하고 있다든지.
새롬: ‘퍼퓸 피싱’하면서 한순간에 쪽팔림을 잊게 해주는 향수를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니까 내가 누군가에게 고백을 했는데 차였어. 그 순간 느껴지는 민망함이 향수를 맡으면 싹 가시는 거예요.
그리고 3초 뒤면 돌아오나요.
새롬: 한 3일 정도 걸리는 거예요. 그러면 어느 정도 지난 상태니까 그때보다는 덜 민망한 거죠.
기억 상실보다는 신경 안정제 같이.
새롬: 술 한 잔 먹고 잠시 필름 끊기는 것처럼 그 순간만 싹 사라지는 거예요. 그런 게 미래에서는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 이렇게 좀 더 라이트 하게 생각하기도 했어요.
<<22세기 인간>>에서 생각했던 것들을 <스위밍>에서도 볼 수도 있겠어요. 야외로 나갔더니 야광 언덕이고.
새롬: 우리가 서울이란 도시에 살고 있는데, 조금만 나가면 논밭이잖아요. 세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편차가 크다고 생각했어요. 100년 뒤의 미래라고 하지만 100년 전의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함께 살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22세기 인간>> 시리즈는 더 할 생각인가요?
새롬: <<22세기 인간>>은 만들어놓고 우선 반응을 보자 했었어요. 인디애니페스트 그리고 텐트 영화제에서도 반응을 한번 보고 싶었어요. 이거는 저희가 시드머니화될 수 있는 스노볼의 초기 단계로 기획했던 거거든요. 많이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린 다음에 우리 명함 돌리는 것처럼 인지도 쌓기 용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반응을 보고 애매하면 킵 해두자.
지금은 영화제만 돌고 있는 건가요?
새롬: 숏폼들은 많이 해서 하루에 하나씩은 올려야 그나마 이런 존재가 있구나 아는데, 4개 만들어놓고 일주일에 한 편 하면 데이터 홍수 속에 싹 쓸려나가잖아요. 우선은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통로는 영화제에서라도 보자.
이삭: 일단 뽑아주셨으니까 감사히
새롬: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기도 했거든요. 숏폼 콘텐츠에는 맞지 않는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더 심플하고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고요.
이삭: 문제는 분수예요. 1분 콘텐츠는 사람들의 감각을 건드리는 걸로 충분한데, 정보성이 들어가기에 너무 짧고.
새롬: 아니면 아예 정보성이 있어야 되더라고요. “이과형”이라고 제가 좋아하는 채널이 있는데, 1분 내에 상대성 이론을 알려줘요. <<22세기 인간>>의 포인트로 ‘실제로 진짜로 될지도 몰라’라는 가능성을 집어넣었던 게 ‘야광개'였어요. 미국 미시시피주에 있는 한 브리더가 진짜 야광개를 만들려고 유전자 키트를 받아서 실험 중이거든요.
안 그래도 왜 이렇게 구체적인 지명이지? 했거든요.
새롬: 왜냐면 진짜거든요. 그래서 그 에피소드를 올릴 때 실제 이런 일이 있습니다 하고 링크를 올리는 거예요. 누군가가 ‘얘넨 뭐지?’ 하고 들어갔을 때 그런 식으로 진짜여야지 힘이 생기는 거니까. 저희가 이거를 하면서 배운 점은 있었어요.
‘장기 DIY’를 제일 먼저 만들었죠,
새롬: 저는 굵은 뼈를 동경하거든요. 왜 난 저 신체를 못 가지지, 내 심장은 왜 좀 더 튼튼하지 못할까, 갈아 끼우고 싶다. 요즘엔 쥐한테 귀 자라게 해서 갈아 끼운다니까 미래에서는 스스로도 배양을 하겠다 해서 생각난 게 ‘장기 DIY’ 예요. 요즘 사람들은 뇌를 컴퓨터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뇌과학 책 읽다 보면 뇌는 생명체더라고요. 우리가 알 수 없는 변수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나도 내 몸을 얼마나 로봇처럼 생각했으면 ‘갈아 끼우면 끝 아니야?’ 생각을 한 거죠. 하나의 세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선택을 할지도 모르는 군집체를 로봇처럼 생각해서 가볍게 갈아 끼우면 되겠다.
허약한 신체를 튼튼한 장기로 교체하고 싶다 생각했지만, ‘장기 DIY’에서 바꾼 거는 무딘 심장이에요. 감정을 느끼는 심장이 아니란 걸 알고 있잖아요.
새롬: “마음이 어디 있어요?” 하면 뇌를 짚는 사람 잘 없을 거예요. 마음은 여기라고 가슴을 짚는단 말이에요. 저는 장기에게도 기억이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어떤 감정이 보통 뇌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는데, 아기들이 배고플 때 울잖아요. 그러면 배에서 반응하는 거예요. 위가 불편할 때 짜증이 나잖아요. 내가 저 사람한테 짜증 나는 게 아니라 내 지금 신체가 불편해서 짜증 나는 걸 수 있어요. 그러니까 원인은 내 장기일 수 있다는 거죠. 사람들이 더 질기거나 강인한 심장으로 바꾸면 나는 괜찮을 거다라고 심장을 사는 걸 상상했어요.
장기가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 예술적 허용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이라는 건가요?
새롬: 과학적이라고 말할 수 없어요. 저는 과학자나 심장 전문의도 아니니까요. 제가 요즘에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기로는 모든 게 착각일 수도 있겠다. 세포 선에서도 자기네들이 결단을 내고 뭔가를 하더라고요. 뇌도 하나의 장기잖아요. 뇌도 하나의 구성물이고 모든 게 연결돼 있는데, 모든 데이터는 뇌에 있을 것이라는 게 컴퓨터적 발상인 것 같았어요. 그게 아니라 기억은 우리 세포 속에 있다.
‘선택 대리자’는 가장 지금에 가까운 것 같아요. 성격 유형 중에 아르테미스형 말고 어떤 것들 있나요?
새롬: 쇼츠다 보니까 빨리 아이디어를 볼 수 있을 정도만 생각했지 그 이상으로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이삭: 가벼움에서 시작했고 작업도 가볍게 (웃음)
새롬: 하지만 진짜로 사람들은 선택을 누가 대신 해주길 바란다 생각을 했어요. 왜냐면 너무나 옵션들이 많으니까. 어떤 유형으로 뭉쳐 놓아주면 내가 그만큼 생각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MBTI 유형이 사람들한테 인기 있는 이유가 사람을 파악하는 시간을 압축해 준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이 세상에 모든 짚신이 짝이 있는 건 아니어서 혼자 남는 사람들이 사람이 존재합니다.
새롬: 챗 GPT도 그렇고 모든 게 데이터가 들어와야지 만들어질 수 있는 거잖아요. 거기에 평균값을 내는 거잖아요. 만약에 그 데이터조차 들어갈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거는 그들 세상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거예요. 근데 엄연히 존재해. 데이터에 없을 뿐이지 분명 누락된 뭔가의 세계가 탄생할 거란 말이죠.
<<22세기 인간>>은 단순한 디자인이고 <스위밍>은 좀 더 뎁스가 있지만 움직임은 플래시 같아요.
새롬: <<22세기 인간>>은 거의 프로크리에이트로 만들었어요. 패드로 다 했었어요. 우리가 빨리 작업을 쳐내려면 사용 툴이 콤팩트해야 되고 이동할 때도 편리해야 되니까. 프로크리에이트로 빨리 그려서 에팩에서 소스 편집해서 했어요. <스위밍>도 똑같아요. 프로크리에이트에서 더 시간 들여서 그렸고 레이어만 더 쌓은 것뿐이에요. 기법은 똑같은데, 품이 덜 드냐 더 드냐의 차이였어요.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작업자가 저희 두 명이잖아요. 쇼츠는 많이 제작할 수 있는 포맷으로 에펙에서 키 애니메이션으로 했고 <스위밍>은 원, 동화를 더 추가해서 만들었어요. 제가 초반에 전체 맥락을 잡고 시나리오와 캐릭터, 애니메이팅과 편집을 한다면 이삭이는 그 세계관 바탕의 모든 디자인, 그리고 색감을 잡고 있어요. 스튜디오의 색 역시 정체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삭: 감동적이야
새롬: 컬러도 이야기고 언어기 때문에 그렇게 분담을 하고 있어요. 이번에 <스위밍>을 하면서 처음으로 라인을 해주시는 분들을 만나서 같이 작업을 하긴 했지만, 함께하는 분들이 더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두 사람이 하다 보니까 캐릭터들이 딱 그 의미로만 로봇처럼 움직여요. 현재 능력과 시간에서 그 이상 투자는 할 수가 없어서 안타까웠어요. 훌륭한 연기자, 애니메이터분이 저희와 함께 한다면 더 풍성한 무언가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지금 신티크를 마련을 해서 하려는 것이
이삭: 포토샵이랑 신티크랑 사용하는 법을 지금 배워놔야 남이랑 연결이 될 것 같더라고요. 지금도 즐겁긴 한데, 계속 두 사람이서만 하고 싶은 건 아닌 것 같으니까 판을 키우려면
새롬: 다른 사람과 작업을 하려면 다수 작업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도 알아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삭: 저희가 수작업하다 와서.
3D는 어때요?
새롬: 저희는 이 세계를 더 입체적으로 할 수 있는 분들과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 3D든 2D든 기법에 대해서는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아라비안 히로인
<스위밍>은 더 큰 이야기의 시작 같았어요.
새롬: 앞으로 ‘우리의 어필 포인트는 스토리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방향으로 해보자 해서 <스위밍>을 만들었죠.
이삭: 원래 시리즈 만들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어요. 그걸 위한 파일럿이라고 할 수 있어요.
새롬: 세계관과 캐릭터 셋업을 해놓으면 그거 바탕으로 무궁무진하게 연작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만들기도 했어요.
그래서 다음 이야기들을 어느 정도 구상했나요?
새롬: 이 캐릭터가 이렇게 전개해 나가는 스토리면 좋겠다 하는 구상은 돼 있는데 그렇다고 이쪽으로 정확하게 가겠다까지는 아니에요. 저희는 저희도 즐겁지만 관객도 즐거운, 최종적으로는 함께 할 수 있는 거를 만들고 싶거든요. 우리는 빨리빨리 관객에게 피드백을 받고 싶은데, 애니메이션 만드는 거 너무 오래 걸리니까 다른 방향을 구상을 하고 있어요. 한국과 아랍의 차이점이나 아랍 세계의 흥미로운 지점들을 만화로 펴내보려고 하는 중이에요.
또 다른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군요.
새롬: 자본만 있으면 <스위밍> 다음 편을 하고 싶어요. 근데 저희가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니고, 앞으로 된다는 보장도 없으니까 지원사업에 변화에 출렁이지 않는 우리의 뭔가를 하나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드머니를 만들 수 있는, 사업화를 할 수 있는 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은 1년 정도 인스타툰이나 뭔가를 하면서 인지도를 쌓으려고요.
그 1년 동안은 어떻게 먹고 사나요.
새롬: 이삭이가 외주를 하고 있는데
이삭: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새롬: 항상 쌓아둔 거를 깎아먹는 것 같아요. 그걸로 투자하지 않으면 없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그냥 있는 거 제로가 될 때까지 한번 해보자.
이삭: 너무 불꽃같이 말하는데, 지원 사업을 받아서 하는 거에서 슬슬 틀어봐야 되겠다. 내년이면 저희가 돈 때문이든 뭐든, 지원을 받아야 될 수도 있겠지만 우선은 크게 봐야 될 목표가 하나 생긴 상황이에요.
새롬: <스위밍> 후속편은 언제나 생각하고 있고 언제나 하고 싶어요.
냥냥단을 캣클로(Cat Claw)로 바꿨어요.
새롬: 저희 목표가 글로벌이거든요.
이삭: 한 번 뱉으면 돌이킬 수 없어.
새롬: 냥냥단이란 말이 어렵더라고요. 번역을 해도 너무 어려워요.
이삭: 발음하기가 너무 어려워. 냥냥
새롬: 근데 고양이 러버의 마음을 놓을 수가 없으니 ‘Cat Claw’ 고양이 발톱으로 하면 어떨까 했어요. 고양이가 귀엽지만 날카로운 매력이 있잖아요. 그래서 캣클로가 됐습니다. 아랍 고양이, 한국 고양이 해서 고양이들을 의인화시켜서 문화 차이를 알기 쉽게 인스타 툰으로 한 두 장씩 이틀에 한 번 꼴로 1년 정도 업로드할 생각이거든요.
다 해서 100화 정도
새롬: 그래서 아이템을 누하와 함께 적고 있어요, 사소한 거라도 재미있는 소재가 많아요. 요즘 하마스랑 이스라엘이랑 전쟁이 났잖아요. 어느 나라든 하나의 이미지로 싸잡아서 보는 것 같다는 안타까움도 있어요. 그래서 한국 고양이가 아랍 고양이를 알아갈 수 있는 문화 차이를 그려보면 어떨까.
이삭: 인스타에 아랍 사람들을 공략하고 있었어요. “너네들 아이돌이니?” “왜 아랍어를 사용해서 올려?” “아랍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만 벌고 싶어 하는 거니?” 이런 뉘앙스가 있는 글을 보고 처음에는 이게 악플인가 하다가 나중에는 좋은 일이구나.
새롬: 악플도 관심이거든.
이삭: 말 조심해야 되는 것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진짜로 콘텐츠가 다 같이 즐거워하는 거라면은 그쪽에서도 알게 될 거고.
새롬: 누하를 통해서 듣는 아랍 문화가 재밌었어요. 이거를 같이 알았으면 좋겠다. <스위밍> 처음 만들었을 때 “왜 아랍어를 쓰죠?”라고 적대시하는 분도 있었거든요. 저는 좀 놀랐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입장으로서는 정보의 불균형도 있으니까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구나. 저는 아랍에 환상이 있고 알아가고 싶어요. 우리도 이 작업을 하면서 한국 고양이로 아랍 고양이랑 만나서 배워가자라는 의미도 있거든요.
결국 어떻게 보여주느냐의 문제예요.
새롬: 나와 있는 콘텐츠들은 남성적인 시각이 크다고 생각을 했어요. 저랑 누하랑 스몰토크 하면서 느꼈던 건 더 은밀하고 그냥 일반인이었어요. 이렇게 우리끼리 수다 떠는 약간 그 소소하고 그냥 진짜 일상의 이야기들 있잖아요. 더 큰 맥락상의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고 이런 사소한 거는 접하지는 않으니까 그런 부분을 공략하면 어떨까 그리고 타깃을 여성으로 생각했어요. 아랍과 한국 여성. 내가 여성이고 내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내 친구가 여성이니까 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걸로 해보면 어떨까. 문화적으로 다른 것들이 있는데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재미있어요. 내년 1월쯤 시작할 것 같아요.
인스타 툰으로 시작을 해서 반응이 있으면
새롬: 그걸로 인지도를 쌓는 게 목적이에요. 그게 저희의 1차적인 목표고
이삭: 최종 목표는
새롬: 애니메이션 만드는 거. 궁극적으로는 아랍 버전의 세일러문이나 파워퍼프걸 같은 여성 히어로 물을 만들고 싶어요.
인터뷰 2023년 10월 11일 @ 쌍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