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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모를 감염병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 수 없었던 2020년 1월, 서울엔애니메이터는 인터뷰를 시작했다. 한 달에 한 명씩 새로운 작가와 신작을 소개하는 소박한 계획이었다. 처음 두 달과 9월에는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갔고 대구가 대유행의 중심이 된 3월에는 메일을 교환했다. 4월에는 비대면 수업을 시작한 학교에서, 5월과 12월에는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대화를 나눴다. 8월에는 부슬비가 내리는 야외에서, 6월과 7월, 10월과 11월에는 한산한 카페에서 만났다. 판데믹에도 애니메이터들은 바빴다. 작품을 만들고 상영도 전시도 했다. 긴 프로젝트를 마친 이도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 이도 있었다. 단절과 멈춤, 유예와 취소가 일상이던 2020은 기록의 원년으로 보였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지만, 담담하게 혹은 경이롭게 지난 시간을 추억할 날을 예상하며 목표를 세웠다. 조금 더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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